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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부서져버렷!

사이하이 2016. 8. 31. 22:47
민망한 2시간 동안의 결과물....
세계가 멸망하는 동안의 프은...을 계획했었다.
앞뒤 다 잘라먹고 뜬금없이 멸망(...)




 그토록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 애를 써왔던 세계가 그들의 눈앞에서 시시각각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지평선 너머에서부터 부서져 창공에 떠있는 어둠에 빨려들어가고 있는 세계의 모습에 절망하여 무기를 놓아버린 이들의 울음이 바닥을 긁었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달려가는 사람들의 고함이 아프게 울렸다.
 프리드는 상처입고 바닥에 쓰러져 눈만 깜빡거리는 은월에게 달려가 그를 껴안았다. 곧 세계가 멸망할 터였지만 프리드는 입술을 꾹 깨물고 그의 상처를 치료했다. 초록빛이 은월의 몸을 몇번이나 감싸안았고 은월의 거친 숨은 한결 편안해져 갔다. 은월은 자신을 껴안고 있는 사람이 프리드라는 것을 겨우 뜬 눈으로 보고 희미하게 웃었다.

 "...프리드."
 "...응."

 프리드의 대답에 은월이 자그맣게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의 웃음에 프리드는 현재의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마주 웃었다. 유쾌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결국, 우리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네."
 "...응, 그렇게 되어버렸네."

 프리드는 은월과 이마를 맞대고 은월의 말에 조근조근 대답했다. 은월의 너털웃음은 어느 새 사라졌고 그는 인생을 회상하는 노인처럼 회한이 가득한 얼굴로 속삭였다.

 "...많이, 노력했는데."
 "응."

 주변은 온통 사람들의 울음으로 가득했다. 프리드는 그 울음소리가 마치 메이플 월드가 우는 것만 같다고 생각하며 울컥이는 목소리로 겨우 은월의 말에 대답했다. 은월도 마찬가지로 물기어린 목소리였고 그의 굳은 입매가 아래로 처졌다.

 "...너는 많이 외로웠고, 연합원들은 많이 괴로워 했고, 나는 많은 후회를 끊어내며 노력했는데."
 "응... 많이 후회했었어...?"
 "...응. ...후회하지 않기로 했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됐네..."

 은월은 결국 흐느껴 울었다. 프리드는 은월의 눈물을 로브자락으로 닦아주다가 같이 흐느꼈다. 은월은 울음에 발음이 뭉개진 상태로 프리드의 어깨를 툭, 쳤다.

 "네가 조금만 더 빨리 나타났다면 수백년 전 그 대답도, 더 빨리 해줬을 텐데. 이제서야 하게 만들다니, 넌 참 나쁜놈이야."
 "미안해. 조금 더 빨리 나타나서 너에게 다시 고백할걸 그랬네."

 프리드는 은월의 말을 용케 알아듣고서 은월의 말에 사과했다. 둘 모두 프리드가 쉽게 몸을 드러낼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저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며 서로를 껴안았다.

 "네가 없어서 괴로웠어. 네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널 만나러 죽어버릴까도 생각했었고. 자꾸만 널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그냥... 네가 없어서 너무 무서웠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들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세계가 부서져 들어갔고 사람들은 우는 얼굴로 세계와 함께 부서져갔다. 한 연인이 서로를 꼭 껴안고 사랑한다 속삭이며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던 은월은 프리드의 얼굴을 붙잡고 눈물로 흐려진 눈동자를 들어 프리드와 시선을 마주한 채 고백했다.

 "프리드, 사랑해."

세상은 부서지고 있었고,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지만 은월은 새로운 시작을 고하는 말을 꺼냈다. 연인의 관계가 되어 새로 시작하자는 고백이 서글프게 울렸다. 은월은 프리드를 더 강하게 껴안으며 망가진 발음으로 고백했다.

 "세계가 망할때까지, 곁에 있어줘. 사랑해, 프리드."
 "응, 네 곁에 있을게. 사랑해. 내 고백에 대답해줘서 고마워."

 이미 멸망해가고 있는 세계라 의미없는 것처럼 들렸지만 은월은 개의치 않고 프리드에게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달라 부탁했다. 부탁이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한 말임에도 프리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볼을 붙잡고 있던 은월의 두 손을 떼어내 꾹 잡았다. 어느 새 발치까지 부서진 풍경을 본 프리드가 울음으로 떨리는 은월의 입술에 키스했다.

 "사랑해... 사랑해, --."

 긴 세월을 잊혀져있던 이름이 프리드에게서 울음과 함께 흘러나왔다. 서로 껴안은 체온은 따뜻했고 부서져 가는 몸은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다.












원래 쓰려던건 이런 느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변질되버림... 쓰던 중간에 뽕도 빠지고 의욕도 바닥나고 수정의 의지도 사라졋다
제목 못정하겠어...ㅠㅠㅠㅠㅠ


난 몰라ㅠㅠ망했어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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